내가 세 번 울었던 '나의 아저씨' 4화.

이 4화에서는 나에게 인상깊었던 대사가 너무나도 많았다. 그래서 이 인상깊은 대화에 내 감정까지 적으면 길이 하나하나 너무 길어질 것 같기에. 그리고 이 글을 보는 사람이 있더라면 또 어떤 감정을 느낄지 궁금해서 나는 대사를 위주로 이번 글을 포스팅했다.

 

 

 

이지안- '남자랑 입술 닿아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그냥 대봤어요.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떻게 하면 월 5 600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가 있을까. 대학 후배 아래서 그 후배가 자기를 자르려고 한다는것도 뻔히 알면서 모른척.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여기서 제일 지겹고 불행해 보이는 사람. 나만큼 인생 그지 같은 것 같아서 입술 대보면 그래도 좀 덜 지겨울까 잠깐이라도 좀 재밌을까 그래서 그냥 대봤어요. 그래도 여전히 재미없고 똑같던데 아저씨는 어땠어요?' 

 

 

 

 박동훈을 지방으로 보내고 약속대로 도준영에게 1천만원을 받는 이지안.

 

 

 

 이광일에게 빌린 돈 1천만원을 갚고 또 한번 무단침입을 하면 남은 돈을 안갚겠다는 영수증을 받아내는 이지안.

 

 

 

박동훈- '너희들은 걔 안불쌍하냐'

회사원- '뭐가 불쌍해요 그 싸가지'

박동훈- '경직된 인간들은 다 불쌍해. 살아온 날들을 말해주잖아. 상처받은 아이들은 너무 일찍 커버려. 그게 보여. 그래서 불쌍해. 걔의 지난 날들을 알기가 겁난다.'

 

 

 

 

 일상생활에도 계속 이어폰으로 도청을 듣고 있던 아이유는 자신을 불쌍하게 여기는 박동훈에게 개새끼라며 분노를 표현한다. 이 분노는 왜 나오는 걸까? 자신을 동정한다고 생각하면은 기분이 나쁘다. 나를 판단하는 것에 대해서 기분이 당연히 나쁘다. 그런데 내가 느낀 이지안의 순간적인 감정은 자신도 무의식적으로 감추고 있는 자신의 상처를 박동훈은 그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자신의 상처, 숨기려는 감정이 들켰을 때의 부끄러움이 감정을 표현하기 서투른 이지안에게는 분노로 표현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지안과 박동훈의 키스 사진을 본 이 여성은 동료 회사원인데 이지안이 발을 들고 키스하려는 것을 보고 이지안이 키스를 하고 싶어서 한것으로 느끼고는 이지안이 들리게끔 다른 회사원과 이 것에 대해 말을 한다. 박동훈과 이지안의 사내 문란한 관계로 보여지기 원한 이지안에게는 일이 잘못 됬음을 느끼고 친구에게 전화해 올렸던 키스사진을 지우도록 한다.

 

 

 

 이광일에게 맞은 후 손에 생긴 상처를 치료하려고 친구와 함께 약국에 간다. 약사는 약을 처방해주면서 메모지에 '도와줘요?'라는 문구를 써서 이지안에게 보여준다. 센스 있는 약사였다. 그리고 이것을 본 이지안의 표정은 어딘가 애잔했다. 이지안은 어떤 감정이었을까? 어쩌면 속으로는 '도와주세요'라며 외쳤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현재 순간 상황만이 아닌 자신의 인생을 누군가 구제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속으로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형제 청소방을 하며 형은 오늘 혼자 일하러갔는데 청소하다가 건물주에게 먼지를 떨어뜨리는 실수를 했는데 그것에 대해 무례하게 사과 요구를 하였고 형은 무릎까지 꿇어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을 본 어머니는 도시락을 1층에 놓고 얼굴도 안보고 가버리셨다. 그것을 형은 집에 가서 어머니의 반응을 보고 눈치 챘다. 어머니가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는 것을. 그리고 형은 동생들에게 이 말을 하면서 너무 슬프게도 울었다.

 

 

 

 형의 이야기를 듣고 그 건물주를 찾아서 가만 안두겠다는 동생.

 

 

 

'동훈씨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였으면 아무 문제 없었을 남자야. 성실하고 착하고, 근데 사람이 좀 씁쓸해. 그래서 옆에 있는 사람도 쓸쓸하게 해. 내가 별 짓을 다해도 나때문에 행복해질 사람이 아니구나. 항상 뭘 잃어버린 사람 같았어. 뭘 잃어버리긴 했는데 그게 뭔지 뭘 잃어버린지 몰라서 막막해하는 사람인것 같았어. 그러다 체념한 것 같았어. 아 잘못 왔구나 여긴 내가 있을 세상이 아닌데. 그러면서도 여전히 가족에 대한 의무는 성실하게 다하는 답답함. 아 지겹다 내가 바람날만한 이유 찾는거'

 나는 강윤희가 이게 단순히 바람날 이유를 찾는 것이 아니라고 느꼈다. 이런 감정이 쌓이고 쌓여서 지금 순간 일탈을 하고 있지는 않을까. 내가 사랑한다고 느꼈던 사람에게 '내가 별 짓을 다해도 나때문에 행복해질 사람이 아니구나'라고 느꼈을 때 강윤희는 어떤 감정이었을까??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가치가 없구나, 나는 이것밖에 되지 않는 존재구나.' 라고 한없이 움츠러들지는 않았을까. 자존감이 한없이 바닥을 치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줄 사람을 찾고 있지는 않았을까. 

 

 

 

 정확히 이 절에 계신 분이 누군지는 안나온다. 3형제가 아닌 4형제가 아니었나 유추해 본다. 

 

 

 

 박동훈은 아까 형에게 들었던 그 건물주에게 과일바구니를 들고 찾아간다.

 

'나도 무릎 꿇은적 있어. 뺨도 맞고 욕도 먹고. 그 와중에도 다행이다 싶은건 우리 가족은 아무도 모른다는 거. 아무렇지 않은척 먹을거 사들고 집으로 갔어. 아무렇지 않게 저녁을 먹고 그래 아무 일도 아니야. 내가 무슨 모욕을 당해도 우리 식구만 모르면 아무 일도 아니야. 근데 어떤 일이 있어도 식구가 보는데서 그러면 안돼. 식구가 보는데서 그러면 그 땐 죽여도 이상할게 없어. 우리 엄마가 봤다고. 이제부터 내가 너에게 무슨 짓을 해도 된다고.'

 

 

 

 방금 박동훈이 한 말을 도청하고 있는 이지안은 전에 자신과 자신의 식구인 할머니가 있는대서 이광일의 아빠가 할머니를 폭행하자 칼을 들고 찔러 죽였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공감한다. 그리고 눈물 흘린다. 

 

 

 

 그 건물주는 형한테 와서 사과한다.

 

 

 

 그 와중에 어머니의 말은 참 알 수 없다. '들어와요, 밥 먹고 가요.'

 

 

 

 자신도 형의 말을 듣고 많이 화났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또 감정적으로 행동부터 나가는 동생을 보며 속상했을 것이다. 그리고 속으로는 건물주에게 가서 그러한 말을 하고 행동을 한다는 것에 대해서 긴장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리고 끝난 후 안도의 한숨과 다리가 풀려버린 듯한 박동훈. 이 샷에는 이 모든것을 담고 있다. 또 지금 이 상황에서 무슨 감정이 들까?? 속상하셨을 어머니에게서 한없이 죄송함. 

 

 

 

 정희(오나라)가 태국에서 한국으로 돌아오자 동네 사람들이 파티를 한다 정희네 술집에서.

 

 

 

 삼형제 모두가 가장 거짓 없는 웃음을 지을 때는 바로 이 장면이 단연 생각난다. 그저 행복해보인다. 동네 사람들을 만났을 때. 나도 이런 거짓없는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어서 기쁘다.

 

 

 

 '나만큼 지겨워 보이길래. 어떻게 하면 월 5 600을 벌어도 저렇게 지겨워 보일 수가 있을까. 성실한 무기징역수처럼 꾸역꾸역.'

 

'누가 나를 알아. 나도 걔를 좀 알 것 같고.'

동생- 좋아?

'슬퍼'

동생- 왜?

'나를 아는게 슬퍼'

 

 

 

 박동훈의 말을 듣고 공감하는 듯한 이지안의 표정이다. 이지안도 박동훈과 똑같은 마음이 아닐까?

누가 나를 아는데 나도 그 사람을 알 것 같고 그 사람이 나를 아는게 슬프고.

 

 

솔직한 후기

 

 3화를 보고 깨달았다. 이 드라마는 명작이라고. 캐릭터들의 감정선이 그냥 슬프고 공감된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슬픔이 하나씩은 있을 것이다. 아니 진짜 상처가 없는 사람이 있을까? 싶다. 나는 일기를 쓴다. 이 일기는 가족에게도 안보여주기에 가깝다고 느껴지는 친구들에게는 물론 보여줄 수 없다. 오직 나만이 볼 수 있다. 일기장 첫장에 경고문을 써놓기도 했다. 왜일까? 일기장은 '나'에게 있어서 누구에게보다 가장 솔직한 '나' 자신이다. 아무리 친한 사람과 있어도 나의 전부를 보여주지 못한다. 나의 전부를 보여준다는 것은 나의 상처를 보여준다는 것과 같다. 나의 상처를 보여준다는 것은 부끄럽고 무섭다. 누군가 나의 상처를 이용하거나 비난할까봐. 그래서 나는 이 드라마를 보며 많은 공감을 하고 있다. 나도 상처를 숨기고 다니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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